오늘의 감정 : 기대감
사회복지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행정이었다. 내가 보고 듣고 행한 모든것들이 보고서의 형태로 사전에 준비되었다가 최종 마무리까지 해야 한다는게 너무 버겁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결국 사회복지계를 떠나게 되었고 몸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에 어느정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회사에서 좌천을 당해 조립팀으로 인사이동을하게 되었고
인사이동 된 사실보다 더 싫은건 조립팀은 주3회 고정적으로 야근을 해야 한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가족 중 누구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혼자 조용이 출근을 했다가
저녁에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아이들은 겨우 인사만 하고 자러 들어가야 한다.
지금 직장이 급여가 짜도 마음에 들었던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야근을 할 이유가 없어서 였다.
초반에 기술을 배우러 들어갔을 때만해도 한달정도는 늦게까지 야근을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기술을 처음 배우는 단계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조립팀의 야근이 거의 없어지기도 했었고 그것보다 원자재 관리파트로 인사이동을 하게 되면서 (사회복지를 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더더욱이나 야근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났다. 실제로 초반 1달가량을 제외하면 야근했던 횟수가 손에 꼽는다.
그래서 군말없이 다니고 이 회사에서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팀의 갑작스런 변화가 찾아왔다
주로팀장의 퇴사와 나의 육아휴직
갑자기 두 사람의 공석이 생기자 남아 있는 3명의 업무가 매우 과중되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한주를 보내고 있는데... 그 한주가 채 지나기도 전에 또 한명이 사직서를 준비했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자리를 섭이에게 제안받았다.
조건은 그렇다
1년 프리랜서 계약직 / 월 평균 실수령액이 거의 300 / 예전 노인복지의 경력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자리 / 자차로 이동해서 38가정을 15회기 동안 방문 / 프리랜서 이기 때문에 타임테이블을 내가 짤 수 있음
그 조건을 들은 나의 마음은 갑자기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시간이 자유로우니 육아휴직을 하려 했던 마음과 동일하게 아이들을 돌보며 어느정도는 집안일도 도맡아 할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당장 여러모로 상황이 힘든 나의 상황을 바꿔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나의 상황으로 인해 나도 일년간 나를 더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했고 어느정도는 그 일에 종사하면서 어쩌면 사회복지사를 다시 시작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상황이 수입이 있을거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내가 조금 더 안정적인 수입이 있기를 바랬다. 1년이 아닌 그 이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원했다.
앞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가게되고 학원 등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게 되려면 지금보다 돈이 더 들게 될텐데
그래서 자신도 일정한 수입이 생기기를 기대하며 여러가지 시도중인데
나까지 갑자기 전에는 싫다고 뛰쳐나왔던 사회복지를 다시 하려는거냐고... 심지어 앞으로 사회복지사를 하겠다는 큰 그림이 있는 것도 아니라니....
그런 아내의 생각을 듣고 섭이가 제안한 자리는 일단락 되었다.
기대감을 품었던 만큼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그래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자리가 심히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야근을 꾸준히 해야하겠지만
결국 육아휴직을 기대하며 버텨봐야겠다.
아직 내 기대감은 시들지 않았다.
이래저래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새로운 길이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아내를 통해 지금의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은 가족의 미래를 위해 조금은 더 안정적일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틀어버릴 필요가 없다.
이제는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PVC 조립을 배우고
육아휴직 기간에 더욱 충만하게 그 시간들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가야 겠다.
이제 다시 나의 기대감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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