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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지금을 그려보다

by crescent88 2023. 2. 9.

어두운 밤 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밖은 비가 오면서 평소보다 더 어두웠고 

방안은 언제나처럼 한치의 그림자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너무 밝았다 

노랫소리가 들리는데 알 수 없는 가사에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은 음악이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이 순간을 나의 언어로 그려보았다

지금 이 순간을 표현한 나의 최대의 노력의 결과이다

 

한숨을 뱉어본다 

그것으로 시간의 흐름은 돌아오는 것 같았지만

그 외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이 

어찌 보면 언제나 제자리에 있었던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뭐라도 시도해 보는 사람이다 

하다 못해 생존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숨이라도 쉬어 보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뿐이었다는 것

소리 나게 숨이라도 뱉어 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고작 그것으로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나는 항상 제자리였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나를 다 안다는 듯이

나의 작은 부분들까지도 들춰내며 나를 부끄럽게 만들어 고갤 들지 못하게 했고 

그러다 보니 먼 곳의 창밖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나의 어떤 부분이라도 상관없다는 듯이 

아니 내가 무엇이라도 상관없다는 듯이

그저 그렇게 시간처럼 흘러만 가버리는 어둠에

한 번씩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것이다 

 

지금의 나에겐 아무것도 없다 

그 와중에 기대하는 마음 한 가지는 이런 나에게도 정해진 쓸모가 있을 것이라는 것

그것을 기대하며 오늘의 시간을 견디어 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약한 한숨뿐일지라도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내 쉬어 본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의 삶을 의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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