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 맘이아프다
부모님의 한국에서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 뭐라고 하고자 미국에서 돌아오시자마자 여수로 내려갔다.
겨우 일박이일을 지내는 동안 아버지와 두번의 마찰이 있었다.
전에는 그런일이 없었는데 거의 내가 아버지께 대드는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의사소통 방식은 외부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급한 면이 보이기는 하지만
가족에게는 그 급한 정도가 쉽게 짜증과 화를 내는 정도까지로 업그레이드 된다.
그래서 그간은 아버지의 감정에 주눅들어 아무말도 못하고
피하거나 알아서 잘하거나 혼나고 어찌어찌 하게 되는 경우들이었으나
이번엔 좀 달랐다.
또 별것 아닌 일로 화를 내시는 아버지에게
왜 화를 내시느냐며 대들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집정리를 돕고 조금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모인 가족들에게
그렇게 대뜸 화부터 내시고 짜증부터 내시는 아버지가 너무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래되어온 감정이었지만 이제 내 나이 35살이 되어서야 이런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아버지가 보여주신 모습들은 가족의 일원으로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대외적으로 아버지가 해오신 일들은 정말 어찌보면 초인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내가 아버지의 가족이기 때문에 그 아쉬운 부분들을 더 크게 느껴와서 가려졌을 뿐이지
아버지를 나는 존경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내지르고 못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도 나는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다만 마음이 아플 뿐이다.
싸움도 필요할 수 있지만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시간을 조금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낼 수 있기를 바랬다.
아직은 조금 더 남아있다.
서로 서운함이 남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보고 싶다.
'감정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6월 15일 수요일 감정일기 (원통하다) (0) | 2022.06.15 |
---|---|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감정일기 (얄밉다) (0) | 2022.06.14 |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감정일기(답답하다) (0) | 2022.06.10 |
2022년 6월 8일 수요일 감정일기 (혼란스럽다) (0) | 2022.06.08 |
2022년 6월 7일 화요일 감정일기(원망스럽다) (0) | 2022.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