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번달에 돈 많이 썼어요?
돼지국밥 먹고 싶어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아들 녀석의 말이다
이렇게 말하는 녀석을 데리고 어떻게 먹으러 가지 않을 수 있을까?
데리고 바로 국밥집으로 나섰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돼지국밥을 정말 좋아하는 녀석이라
가족끼리 종종 먹으러 가곤 했던 식당이 있다
아이는 도착하자마자 놀이방으로 사라졌고
둘이 마주 앉아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기대하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금방 음식이 나왔고 마주 앉아 국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녀석은 자신이 집에서 가지고 나온 장난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했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도 출연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장난감도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고 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할 때도
하고 싶은 일을 말할 때도
아이의 입에서 돈이라는 주제가 거론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를 미리 알고 신경 쓰며 산다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직 어린데도 그렇게 신경 쓰이게 할 정도로 내가 돈돈 거렸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아이에게 돈이 필요한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엄마에게 그림그릴 수 있는 작업실을 해주고 싶고
아빠가 일을 덜 힘들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돈이 남는다면 자신이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다고도 했다
기특한 녀석
생긴 건 나를 굉장히 닮은 녀석인데 어찌 생각하고 말하는 건 나보다 어른스러울까 싶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린 아들과의 대화는 걱정 조금, 기특함 가득인 시간이 되었다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고 자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짧으면서도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반성과 함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